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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 떨어진 필수의료…응급의료에 774억원 쏟아붓는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내년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관련 예산안에 필수의료 대책을 위한 증액이 대거 포함되면서 의료계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14일 메디칼타임즈가 조사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 결과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내년도 예산은 총 3조4919억6900만 원 순증하는 것으로 의결됐다.이중 필수의료 대책 일환으로 ▲응급의료 지원 ▲의료인 사법리스크 완화 ▲분만취약지 지원 등에 예산이 증액돼 의료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 결과■응급의료에 152% 증액…응급실 과밀화 해소될까특히 비중이 컸던 것은 응급의료다. 특히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및 응급의료서비스를 개선을 목표로 하는 '응급의료기관 지원발전 프로그램' 예산이 대거 증액됐다.306억2300만 원이었던 올해 예산이 내년 774억 원으로 152% 증가할 전망인데, 이는 애초 정부 예산안인 546억3200만 원에서 227억6800만 원 증액된 숫자다.수익이 낮아 의료시장이 기피하는 응급의료 영역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를 위한 응급의료기관 지원 사업에만 376억76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및 응급의료서비스를 개선을 목표로 하는 '응급의료기관 지원발전 프로그램' 예산이 대거 증액될 전망이다.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에 따른 국고보조금을 차등 지원으로 서비스 질 향상 유도하는 한편,▲배후 진료와의 연계 강화 ▲응급실 간 네트워크 강화 ▲외래진료를 통한 소아 경증환자 해소 등으로 응급실 과밀화 문제를 함께 해소한다는 목표다.구체적으로, 보다 원활한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련된 '응급의료기관별 실시간 상황정보'와 관련해, 그 정확성을 개선할 정보관리 전담인력 추가 배치한다. 이를 위한 예산은 106억2000만 원이다.현장 의료진의 주된 불만이었던 응급실 과밀화 문제해결을 위한 안배도 있다. 이를 위해 응급의료체계 효율화에 169억2700만 원이 투입되며,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한 '응급실 이용문화 정착'관련 홍보 등에도 30억 원이 증액될 전망이다.소아전문 응급의료체계를 위한 증액도 있다. 관련 운영지원 사업에서 인건비 지원단가 인상되면서 34억3200만 원의 예산이 늘어난다.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과 관련해서도 상담의사 수당 및 상담요원 추가 채용 필요성으로 31억5300만 원의 예산을 증액한다.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관련 예산 증액은 환영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향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응급의료에 활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다만 늘어난 예산이 정말 필요한 영역에 흘러 들어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짚었다. 특히 응급의료기관 평가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식은,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이와 관련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평가에 따라서 차등 지급을 하게 되면 잘하는 병원만 계속 잘 받게 된다. 이는 취약지 응급실을 도와준다는 개념에서 보면 약간 이상하다"며 "부족한 부분을 지원해 취약지가 상향 평준화 시키는 부분이 필요하다. 절대적인 액수 자체도 부족할뿐더러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명확한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이어 "결국 병원을 운영하는 오너만 보너스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현장 의료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돈이 될 수 있다"며 "관련 평가 지표가 객관적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지원 방식을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중재원 예산 193억 원…불가항력 사고 100% 보상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지원에도 193억 원이 배정될 것으로 보여 의료인의 사법리스크도 완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는 올해 예산인 178억92억 원 대비 7.9% 증가한 숫자다. 애초 정부 예산안은 185억4600만 원이었지만, 복지위는 이를 7억6000만 원 증액했다.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금액 한도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이 같은 예산은 ▲결산잉여금 현실화 자체수입 감소 ▲인건비 처우개선 ▲임차료 증가분 및 보증보험료 ▲임차보증금 ▲정보화ISP 수립 ▲노후서버장비교체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의료계 요구였던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을 국가 100% 부담'하는 방안도 언급됐다.이는 최근, 사망 등 분쟁해결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고난이도 사건 증가한 것에 따른 조치다. 중재원 업무량 급증으로 사건처리일수가 증가하면서, 개중 법에서 정한 기일마저 초과하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하지만 이번 증액으로 의료사고 분쟁 해결로 관련 문제가 소송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 이로 인한 시간적·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이를 통해 의료인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의료의 질적 수준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중재원 역량 강화로 의료사고 유형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져 의료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기대효과도 담겼다.분만취약지 지원 및 불가항력 분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을 위해 관련 예산이 증액될 전망이다.■분만취약지 지원도 확대…일부 사업은 감액 위기분만 자체에 대한 지원도 있다. 이중 의료 및 분만취약지 지원을 위한 사업 예산이 올해 168억3600만 원에서 207억5400만 원으로 23.3% 증액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정부 예산안인 171억5400만 원 대비 36억 원 늘어난 숫자다.이중 내역사업인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에 121억7400만 원이 투입되는데, 이를 통해 분만취약지로 지정된 의료기관을 선정·지원해 안전한 분만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복지위가 늘린 36억 원 역시 저출산 극복을 위한 분만인프라 유지에 그대로 투입된다.다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취약지 중심으로 한 예산 증액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관련 지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50%씩 부담하는 방식인데, 기존에도 지자체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문제가 있어 무의미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인력난이 계속되면서, 취약지에선 분만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중재원 예산 증액과 관련해서도 배상 액수 자체가 적고, 불가항력 의료사고를 인정받기가 어려워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도 중재원은 의사에게 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해 항상 일부 과실 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다.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관련 재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반반씩 부담하는데 정부 예산이 아무리 늘어도 어차피 지자체가 지급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분만취약지는 마취과 의사는 물론 간호사, 간호조무사조차 구하기 어려운 곳이다. 더욱이 월급을 주지 못하니 모두 떠나버린다. 차라리 취약지 분만병원의 적자를 모두 보전해주는 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이어 "중재원도 의미 없긴 마찬가지다. 통계를 보면 어떻게든 일부 과실을 부담해 의사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며 "의료사고 역시 교통사고처럼 책임보험을 들게 하고, 몇 가지 항목을 넣어 그 외에는 형사책임을 묻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만성질환 관리체계 구축 내역사업인 '지역 간 건강격차 원인규명'은 전액 감액 위기다. 이 사업은 건강문제가 심각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3년 동안 건강문제 해소 사업을 추진한 후, 자체적으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그 대신 2022〜2023년 건강격차 해소 사업을 시작한 지자체를 지원하기 위해 33억7000만 원을 증액한다. 이들 지역에 지원을 중단할 시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아예 사업이 종료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3-11-15 05:30:00병·의원

필수의료 대책에서 정부가 놓친 것들

메디칼타임즈=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 현재 국회에는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사업에 소청과 진료를 추가하는 내용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의사 출신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 대해 복지부가 최근 "취지에 공감한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개정된 법안은 제46조제1항 중 '분만(分娩)에 따른 의료사고'를 '분만(分娩)에 따른 의료사고 및 소아 진료 중 발생한 중대한 의료사고'로 하여 소아 진료를 삽입하였다.법안 발의 이유를 보면 최근 소아과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대형병원 소아 진료 중단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이 극심하게 줄어들고 있는 등 소아 의료 붕괴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의료진들이 소아과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에 불가항력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 보상 대상을 소아 진료 중 발생한 중대한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까지 확대함으로써, 소아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양육 및 소아 의료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려는 취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해 의사들은 대부분 환영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의료분쟁은 현재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이유 중에 일부이고 문제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분쟁 조정법은 분만과 소아 진료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한계이고 문제다.필수의료가 기피과가 된 원인은 민형사 소송외에도 상대가치점수에 있는 의사업무량(의사의 행위료)과 위험도의 문제다. 외과분야는 진료의 행태가 진찰이나 처방이 아니다. 다시 말해 수술을 주로 하는데 의사업무량이 지나치게 낮게 산정되어 있다. 충수절제술(맹장수술)의 경우 의사업무량이 7만5천원이고 위험도는 1만5천원이다.의사업무량은 시중에서 이야기하는 공임에 해당하고 현재 건강보험제도에 의하면 의사업무량을 통해서만 의료기관에 이익이 발생한다. 충수염의 발생빈도도 매우 낮아서 연간 8만건 정도 발생한다. 외과의사 혼자 전국의 모든 충수돌기 수술을 한다 가정했을 때 60억원이 수입이다. 현재 추세라면 의료사고 3번 정도 발생하면 전혀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위험도는 의료사고 등에 대한 보험료에 해당하는데 전체 상대가치 점수의 2% 정도이고, 의사업무량의 4% 정도를 차지한다. 외과의사가 신처럼 완벽하게 수술하지 않으면 손해만 본다.위험도 수가가 현재의 고액배상 판결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수년전부터 상대가치 점수에 의한 위험도 수가를 의사가 받지 않는 안이 논의되었다. 위험도 수가를 건강보험 공단이나 정부에서 수령하고 건강보험 진료로 발생한 의료분쟁의 모든 책임을 정부가 책임지라는 주장이다.의사업무량에 대한 지적은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일 대한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 및 제75회 추계학술대회 ACKSS2023에서 '필수의료의 중심, 외과가 바란다'를 주제로 진행된 정책 세션에서 외과의사들의 성토가 이루어졌다. 김익용 (원주세브란스 외과) 교수는 "병원들은 외과 의사에 대해 돈도 못 버는데 마지못해 데리고 있어야 하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해왔고 인력이 부족할수록 부족한 인력에 대한 덤터기까지 씌워왔다. 배운대로, 신념대로 일을 행하면 처벌받는 괴리 앞에서 의사들은 현장을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으로 임명된 강중구 원장의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외과 출신인 강 원장은 "상대가치점수 구성 요소 중 '의사 업무량'에 난이도가 포함되지 않고, 직접비용 안에 인건비와 장비비 등을 포함해 조정계수를 검증해야 하는데 일률적으로 정해졌다. 의료 위험도 또한 의료사고 관련 비용연구를 기반으로 해야하는데 소송이 난 것으로만 연구가 되면서 실제 위험도가 반영됐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외과계 상대가치점수에 대한 문제에 공감했다.이 뿐만 아니다. 내과전문의인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의사의 경력과 무관하게 수술비(의사업무량)가 결정되는 구조에 대해서도 SNS를 통해 공감을 표명했다.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필수의료기피의 문제는 근본이 건강보험제도와 상대가치점수제에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분쟁조정법과 그 개정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특히나 분만과 소아진료에 한정되었다는 점, 재원 마련의 불확실성, 보상금액이 지나치게 낮은 점, 원인규명이 어려운 점 등은 물론 형사처벌에 대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점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의사들은 의료소비자인 국민에게 안정된 의료환경에서 의료서비스를 공급하기 원한다. 또한 의료행위로 인해 잘못한 경우 피해자에게 적절한 경제적인 배상을 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잘못한 의료인에게 형사 처벌도 이루어지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핵심은 의료분쟁조정법이 아니라 잘못된 건강보험 정책을 개선하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외과계를 비롯한 필수의료 분야에서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공급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
2023-11-06 05:00:00오피니언

여진 계속되는 의대 증원…정치권 드라이브에 의료계 긴장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대 증원 계획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논란이 됐던 정부 19일 브리핑이 필수의료 대책만 논의한 채 마무리됐다. 하지만 정치권은 곧바로 의대 증원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발표를 재촉하고 있으며, 의료계는 규탄성명으로 맞서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20일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증원이 빠진 정부 필수의료 혁신전략은 속 빈 강정이라고 비판했다.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증원이 빠진 정부 필수의료 혁신전략은 속 빈 강정이라고 비판했다.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필수의료 붕괴 및 지역 의료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대병원을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의 중추로 육성하겠다는 방안이다.복지부는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발표하며 필수의료 분야 인력 확대를 위한 수가 인상 및 안전한 진료 환경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하지만 여기엔 의대 정원 확대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과 수치는 빠져 기존과 다를 바 없는 내용만 되풀이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정부 결정은 의사들 눈치 보기며 의대 증원을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는 주장이다.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최근 우리나라 모든 언론이 대통령실 입장과 전언을 근거로 의대 정원을 1000명 이상 늘리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도했다"며 "하지만 국민 모두가 용산발 가짜뉴스에 휘둘렸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대통령실과 정부는 더 이상 정치적 셈법과 의사들 눈치 보기를 중단하고 하루라도 빨리 의대정원 확대 규모를 확정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지역의대 신설 및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 도입'을 병행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의료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대 증원이 빠진 정부 발표로 한 숨 돌리긴 했지만, 정부 의지가 강해 언제 재추진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정부 필수의료 전략과 관련해서도 입장이 갈리는 모습이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고민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관련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민초의사단체인 전국의사총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 중추로 육성하는 정부 대책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비판했다.현재 국립대병원은 매년 3443억 원 적자를 보는 반면, 국고지원은 1424억 원에 불과해 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향후 국립대병원 의료 인력을 확대하고 급여를 현실화한다면 막대히 증가할 적자를 메꾸기 어렵다는 것.분만의료사고 보상금액을 증액하는 '환자 피해구제 및 의료인의 법적부담 완화 방안' 역시 인상 규모와 의사 보호 대책을 명확히 명시하지 않았다고 짚었다.결국 이 같은 대책은 도의 재원 투입 없이 다른 진료과목의 수가를 깎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정책에 불과하다는 우려다.지난 19일 오후 열린 보건복지부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 혁신 전략 관련 브리핑'에 대해 의료계 입장차가 갈리고 있다.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구성된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역시 이번 대책에서 필수의료 분야 형사 리스크 완화 대책이 불명확하다는 것을 지적했다.이 같은 방안이 정부의 구체적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고 대통령실의 이벤트성 언급으로 끝난다면,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 윤석열 대통령은 이 사안을 어느 정부 부서가 맡아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달성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다.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필수·지역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의료현안협의체 논의를 통해 발표된 응급의료, 소아의료체계, 심뇌혈관질환관리 등의 필수의료 대책이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또 의협은 향후 논의에서도 정부와 긴밀히 소통·협력하며 필수·지역의료에 대한 체계적·현실적 지원 방안이 지속적으로 보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의협은 "정부가 필수·지역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 그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라며 "필수의료가 정상화 될 때까지 종사자의 법적부담 완화 및 충분한 보상 등 강력하고 획기적인 후속 대책방안들을 집중적으로 모색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정부가 기대하는 의대 증원 낙수효과에 대한 지적도 있다. 복지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으로 인한 낙수효과는 없다"는 의료계 지적에 대해 "낙수효과가 없다고 전망하거나 재정 지출이 늘 것이라는 주장은 1970년대 이론이며 이후에는 정반대가 되는 많은 연구들이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이에 강원도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의대 증원으로 인한 낙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기피과 의사 부족 등 필수의료 문제의 원인은 단순히 연봉뿐만 아니라 일자리의 안정성, 각종 복지 후생 문제, 자녀 교육 등 다양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문제는 근본적인 지원과 지속 가능한 근무환경을 조성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와 관련 강원도의사회는 "의학 교육은 신중하고 철저한 교육이 필요한 분야로 정원을 무분별하게 늘린다면 의사의 질적 역량과 지식이 희석될 우려가 있다"며 "이는 결국 환자에게 위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는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어 "정부와 국회는 단순히 표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근본적인 의료 정책 문제를 의료계와 함께 논의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9.4 의정합의를 무시하는 독단적인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10-20 13:09:10병·의원

소청과 오픈런·의대 증원, 해법은 따로 있다

메디칼타임즈=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 신생아가 줄어들면서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가 위기에 몰리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위해 아침부터 오픈런이 발생하는 반면 최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산부인과의 경우는 분만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신생한 출산이 줄어들자 지역의 대형 산부인과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여기에 산부인과의 경우 의료분쟁 시 보상금액 엄청나다. 과거에는 산모의 사망이나 신생아의 뇌성마비에 대한 보상이 문제였고 최근에는 제왕절개를 늦게 했다는 이유로 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의대 입시의 인기는 역대 최고의 상태다. 전국의 수많은 수재들이 모두 의사만 되려한다. 잘못된 사회 현상이다.의료계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눈을 돌려 수도권 외의 부동산과 인구 현황을 보자.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지역에는 빈집들이 늘어가고 생산직 근로자 중에 한국인을 찾기는 어렵다. 지역의 많은 청년들이 좋은 직장과 생활 환경을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려온다. 이렇게 되자 지방의 대학들은 폐교 위기를 맞고 있다. 심각한 사회 문제다.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부동산과 인구문제의 해결책들은 대체로 실패했다. 청년층이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의료분야의 정책들도 역시 대체로 실패하고 있다. 현명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전국의 학생들이 의사가 되려는 문제 그리고 의사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공공의전원의 설립과 의대 정원 증원만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의대생이 되지 않더라도 청년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사회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공계 졸업생들이 의대 졸업생에 비춰 심하게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그리고 의대생들도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임상의사로 나서는 관행을 조절해야 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의대를 졸업한 기초 과학자 그리고 의학자들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의대를 졸업하더라도 환자 진료를 하는 의사면허자(임상의사면허자)와 환자 진료를 하지 못하는 의대졸업자로 구분해야 한다. 의사면허 이원화이다.이런 뒤 공공의전원 제도를 통해 배출된 의사는 환자진료를 하는 임상의사로 면허받은 지역 안에서만 임상의사를 하고 기타 지역으로 가면 의대졸업자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공공의전원 의사는 허가받지 않은 타 지역에서 환자진료가 불가능해 진다. 기초의학에 일을 하거나 같은 의학자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그리고 지역의 주민들과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의사의 행위료를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 건강보험제도에 의해 의사의 행위료는 엄격하게 통제 받는다. 실제 맹장수술 의사행위료가 7만5천원이다. 여러분의 가족에게 맹장수술이 필요하다면 75만원이 들더라도 기꺼이 지불하지 않겠나? 생명을 살리는 의사의 행위료가 현실화되고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많은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몰려 과밀화가 되어 사회 문제인 것은 모두 인정한다. 이 문제의 해결을 단순하게 서울에 아파트와 공장을 더 많이 만드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아파트와 공장과 인재를 균형있게 분산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결혼과 출산이 짐이 아닌 제도 마련해야 한다.같은 방법으로 의료정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젊은 인재 대부분이 의사가 되려는 사회 현상을 조절하려면 의대정원을 증원하더라도 지역에도 의사가 분포하고 과학 분야에도 의사가 진출하며 필수의료 분야를 위해서도 적절한 의사의 행위료 현실화가 필요하다.
2023-10-16 05:00:00오피니언

분만실 폐쇄로 인프라 붕괴…복지부 "운영지원금도 검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분만 인프라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현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치 않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분만취약지 안전정책수가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 이 수가는 특별·광역시 등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에서 전문의가 상근하는 분만실을 보유한 의료기관에 100%의 가산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 분만취약지 안전정책수가와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하지만 최재형 의원은 이 정도의 가산으론 분만실을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우려했다. 실제 한국모자보건학회 회지에 실린 논문을 보면 24시간 운영되는 분만실에 전문의를 배치하기 위해선 연간 8억 6000만 원 정도가 들기 때문이다.이를 충당하기 위해선 연간 500건 정도의 분만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한 것은 분만실을 보유한 전국 457개 병·의원 중 166곳에 불과하다는 것. 나머지 291개 기관에선 500건 미만의 분만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가가 인상된다고 해도 분만실을 유지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최재형 의원은 "분만 건수가 적은 곳은 의료취약지여서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현재 정부가 마련한 분만 수가 정책만 본다면 결국 의료취약지부터 분만실 유지가 어려워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 예상이 된다"고 말했다.이어 "그렇다면 의료취약지부터 분만실이 줄어들 수 있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복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가뜩이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의료취약지부터 분만 인프라가 붕괴될 것인데, 안전정책수가만으로는 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다.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5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이는 분만과정에서 의료인이 충분한 주의 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가항력적으로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에게 최대 3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보상금으로는 의료사고가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특히 뇌성마비의 경우 양육비용 부담이 커져 보상비용을 적어도 3억 원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이와 관련 최재형 의원은 "설문조사에 의하면 산부인과 인력 확보를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로 47%가 의료분쟁에 대한 보호라고 답변했다"며 "분만은 여러 위험요소가 있어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많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런 사고들이 의료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의료인들에게 굉장히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이어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고 정보가 보상금액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3000만 원 정도여서 의료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번에 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에 대해서 12억 원 지급하라는 판결이 있어 의료인들이  너무하다는 말이 많았는데 보상비용을 3억 정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보건복지부는 분만취약지 안전정책수가와 관련해 지역 간 차이와 출생아가 줄어드는 것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위험 분만을 하는 곳부터 지원하고 분만 건수 외에 다른 운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보상사업 관련해선 보상금액을 상향할 수 있을지 재정당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1차 개선 방안이 건수와 비례하게끔 되어 있다 보니 지역 간 차이와 출생아 감소세에 적극 대응을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일단 고위험 분만을 하는 곳부터 지원하고 또 저희가 분만 건수 이외에 운영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의료사고 보상금액에 대해선 상향 필요성을 인정하고 그 정도에 대해 재정당국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2023-10-12 11:48:11병·의원

거듭되는 미봉책 유감

메디칼타임즈=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 보건복지부는 21일 오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제3차 상대가치 개편 세부 추진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주요 내용은 제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방안. 예고됐던 것처럼 검체와 영상 분야는 보상을 낮추고 수술과 처치 분야 보상을 높였으며 내과‧소아청소년과‧정신건강의학과 입원료 가산은 폐지된다. 이번 개편에 따른 상대가치점수는 오는 2024년 1월부터 적용된다.복지부는 "이번 3차 개편은 행위별 수가 지불제도와 연동돼 양적 보상에 집중된 기존의 제도를 정비하고 중증 수술·입원 등의 수가를 개선해 필수의료 확충에 기여하고 건강보험 체계를 효율화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후 상대가치점수 검토 주기를 단축하고 의료기관에서 확보한 비용 자료를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수가 결정 구조를 준비해 건강보험과 필수의료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보상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2001년 도입된 상대가치점수는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을 위해 의료인력 투입, 시설·장비 운영, 재료 소모,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교 가능한 점수로 나타낸다.상대가치점수는 지난 2008년과 2017년 두 차례 개편을 진행했지만 분야 간 불균형이 여전해 수술과 입원분야 등 필수의료서비스 공급 불균형과 의료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유발시킨다.정부는 개편안을 통해 의료 환경과 진료행태 변화 등으로 도입 취지가 약화된 의료기관의 가산제도를 정비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분야의 수가 불균형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상대가치 제도는 필수의료 분야 특히 수술분야의 저수가를 전혀 개선하지 못한다. 의사의 행위료(의사업무량)에 대한 평가절하가 문제다. 또한 질병의 발생빈도나 행위의 발생빈도를 고려하지 않은 점은 물론이고 의사의 숙련도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늘어나는 의료분쟁과 그에 따른 민사 보상금액 등은 건강보험 진료를 통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3차 개편에서는 행위 유형별로 종별가산제도를 다르게 적용해 수술·처치 분야 보상 수준을 높이고 검체·영상검사 분야 보상을 하향했다. 확보 재정으로 복강경·흉강경 등 내시경 수술수가를 인상한다. 이것은 의료현장의 불균형을 개선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건강보험을 통한 수입은 현재 정부가 원하는 의대정원 증원이나 공공 의전원의 신설, 공공의료기관 설립 같은 정책에 모두 투입된다. 그런데 공공의료기관의 하나인 성남시 의료원은 적자라고 한다. 적자 내용은 충격이다. 23년 예상 의료수입으로 419억원, 의료외 수입 291억원, 예상 지출액은 1063억원으로 추정된다. 민간 의료기관은 견딜 수 없는 적자다. 대부분의 외과계 의료기관들도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보험기준만으로는 적자라는 의미다.상대가치제도 외에 의료기관들의 운영을 더 어렵게 하는 제도들이 있다. 비급여진료비 신고와 보고제, 수술실 내 CCTV설치, 실손보험 청구 대행 같은 제도다. 그리고 의사들의 민사배상금액 증가와 형사 처벌 같은 법률적인 문제들이다. 외과계는 이제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대부분의 생각이다.건강보험법과 상대가치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나오는 정책들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를 담당하는 외과계 의료기관에는 수십년 간의 규제가 훨씬 강하고 많기 때문에 왠만한 지원책으로는 정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상대가치개편을 통해서 필수 의료 분야의 불균형을 맞추려는 노력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건강보험료와 국고 지원금 등 한정된 재원으로 운영되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의료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거나 의료기관에 과도한 제한을 완화하는 등의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특히나 바이탈을 담당하는 혹은 외과계를 대표하는 필수의료과는 행위료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한 것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치 개편을 하겠다면 행위료를 상대가치제도에서 분리해야 한다. 젊은 의사들은 의사업무량(행위료) 7만5003원짜리 충수절제술을 하고 스트레스 받으며 사는 것보다 덜 벌고 덜 스트레스 받는 분야를 선택한다. 조삼모사 미봉책보다 훨씬 많은 발상의 전환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3-09-25 05:00:00오피니언

심야 소아 진료 동네의원 진찰료 2배…소아 입원료 인상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소아 환자 입원료가 1세 미만으로 확대되고 가산도 50%까지 늘어난다. 심야 시간에 소아진료에 나서는 소아청소년과 동네의원에는 기본 진찰료의 2배를 지급하고 영유아 건강검진 수가도 인상한다.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한 후 추가적으로 현장 의견을 수렴해 후속 대책을 마련, 그 결과를 22일 공개했다.동네 병의원부터 중증 소아진료까지 차질 없이 연계되도록 소아진료체계를 강화하고 인력 확보를 위해 수가 보상을 합리화하고 교육 수련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복지부는 22일 지역 소아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중심으로 '소아의료 보완대책'을 발표했다.■소아응급 보상 강화…입원진료 전문의 지원소아응급진료 활성화를 위해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진료 보상을 강화한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관리료를 신설했는데 권역 보다 30% 오른다. 중증응급과 응급 진료구역관찰료도 1세 미만은 100%, 1~8세 미만은 50% 가산한다. 중증소아 진료인력 확보 지원을 위해 필수 소아진료 요건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소아 중증 응급진료를 위한 인프라도 확충한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는 미설치 지역 중심으로 2개 더 지정해 14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예산도 올해는 10억원 수준이었지만 내년 61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중증 소아진료 시 발생하는 의료손실에 대해 성과평가를 통해 보상하는 사후보상 시범사업 기관도 2곳 더 지정해 12곳으로 확대했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역시 내년 예산 78억원을 투입해 12개까지 늘릴 예정이다.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통해 소아 입원진료 보상이 늘어난다. 저연령일수록 투입되는 업무 부담을 고려해 내년부터 1세 미만 입원 시 입원료는 50% 가산 하는 등 보상을 확대했다. 1~8세 미만은 입원료는 30% 가산한다. 복지부는 연 226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예측했다.24시간 돌봄 및 높은 수준의 감염관리 필요성을 반영해 병의원급 신생아실과 모자동실 입원료도 50% 인상을 추진한다. 재정은 197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추계했다.소아 입원진료 전문의도 지원한다. 입원전담 전문의가 소아를 진료할 때 연령가산을 신설했다. 8세 미만 진료 시에는 50% 가산, 야간근무형(3형, 주7일-24시간)은 30% 추가 가산한다. 재정은 해마다 8억5000만원 정도 투입될 예정이다. 전국 5개 권역 소아암 거점병원 육성에 필요한 의료인력 확보 및 지역 내 의료인력 활용 지원을 위해 내년 예산으로 64억원을 신규편성했다.소아청소년 진료를 하는 2차 의료기관의 전문성 강화에도 나선다. 7월 기준 전국에 입원실을 운영하며 아동병원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2차 의료기관은 109곳이다. 아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위탁 수행하고 있는 소아 전문병원 지정을 받은 병원은 2곳뿐이다.복지부는 "적정 소아의료 인력, 시설 확보 등 역량강화 방안을 마련해 아동병원의 소아전문병원 진입을 유도할 것"이라며 "소아전문병원에는 입원에만 적용하고 있는 전문병원관리료를 외래까지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추진(안)더불어 올해 하반기에는 2차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소아환자 의뢰·회송 및 연계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5개 내외의 후보 지역을 시작으로 지역 협력 모형을 개발해 지역 의료이용·의료자원 현황 분석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아동병원, 전문병원 유입 계획…소아진료 정책가산 신설복지부는 경증 소아환자가 응급실로 진입하는 현상을 분산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하반기부터 밤 8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심야시간에 만 6세미만 진료에 나서는 병의원과 약국 보상을 강화한다. 해당 시간대에 소아청소년 환자를 진료하면 기본 진찰료의 200%를 가산한다. 야간과 휴일에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도 한 곳당 평균 2억원을 운영비로 지원한다. 현재 48곳의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 중이다.소아의 갑작스러운 증상에 대해 의료인이 증상을 상담하고 처치 방법을 안내하며 응급 및 야간휴일 운영 의료기관 안내 등을 하는 '소아상담센터'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내년에 5곳을 지정 운영할 예정이며 46억원의 예산을 편성해놓은 상태다.영유아검진 수가도 내년부터 오른다. 현재 영유아검진은 기본상담료에다 기본진찰료의 80% 수준을 지급하고 있다. 복지부 개선안에 따르면 기본진찰료의 150%를 반영하거나 기본진찰료 100% 반영에다 건강교육상담 수가 인상을 검토한다는 방안이다.소아진료 전문 인프라 유지를 위해 소청과 전문의에 대한 소아진료 정책가산도 신설한다. 소청과 전문의가 6세 미만 소아환자를 진료했을 때 정책가산을 지급하는 식이다. 이미 알려진데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와 전임의에게도 매월 100만원씩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한다.의료분쟁 위험에 대한 대안도 발표했다.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보상 재원을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데 이어 보상금액 상향조정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산모 사망은 3000만원, 신생아 사망 2000만원, 태아 사망 1500만원으로 보상금액을 인상하는 것.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소아진료에 대한 개선된 미래 전망을 제시해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지역 병·의원부터 중증소아 진료기관까지 차질 없이 연계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라며 "앞으로도 부모와 아이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소아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현장과 소통하면서 대책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지원과제 추진현황(자료: 2023년 9월, 보건복지부 발표)
2023-09-22 14:34:04정책

알면서도 외면하는 필수의료 해결책

메디칼타임즈=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 맹장 수술(충수절제술)을 두고 외과의사들 사이의 이야기 중에 하나는 "외과는 맹장수술로 시작해서 맹장 수술로 끝난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극적으로 생명을 살리는 현대의학 분야가 바로 외과이고 그런 매력 때문에 외과를 선택한 의사들도 많다. 그런데 생명을 구하는 맹장수술을 하는 의사들이 사라지고 있다.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저수가. 2019년 건강보험 수가 기준 맹장수술의 의사 행위료는 7만5003원이다. 그리고 이 수술에 대한 위험도는 1만원이다. 위험도는 일종의 보험료를 의미한다. 1만원으로 생명보험을 가입한 것을 의미한다.최근 대동맥박리를 오진했다는 이유로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의사면허 취소 위기에 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맹장수술부터 따져보자. 맹장수술 후 진짜 맹장염일 확률은 90%정도 된다. 가짜 맹장 즉, 맹장염이 아닌데 정상 맹장인데 맹장을 떼어내는 맹장수술을 할 확률은 10%이다. 10%는 오진을 한 상태에서 맹장수술을 했다는 의미다. 이 결과와 대동맥박리를 진단하지 못한 사례를 대입하면? 외과의사의 10%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되어야 한다. 법원의 판결이 오진이라는 죄목을 적용하여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상범 취급하여 처벌을 하기 때문이다.또 얼마 전선천성 심장기형으로 1차 수술을 한 환자를 2차 수술하다가 수술 직후 카테터가 빠지면서 환자가 뇌사에 빠진 사건에 대해 재판부의 판단은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배상금을 60%로 제한하여 9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한 일도 발생했다.현재의 건강보험 수가제도로 이렇게 많은 과실비용을 배상할 방법이 없다. 건강보험에서의 의사업무량이 너무 낮고 필수의료 분야에서의 의료분쟁 보상금액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대형병원의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만을 대상으로 중증응급환자 대응체계를 만들겠다고 한다. 물론 이 논의에서 근본적인 의료 정책문제가 논의되지 않는다. 오로지 현재의 상황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틀을 짜고 그 틀 안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게 바로 미봉책인 것을 수십년을 진행하고도 고집한다.어렵지만 의료체계나 정책의 변화를 논의해야 한다. 현재의 건강보험 정책은 박리다매를 통해서만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있다. 그것을 할 수 없는 의료기관들은 비급여 진료를 통해서만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 의료기관들의 비급여 진료비가 늘어나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비급여진료비 신고보고제이고 이 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위헌이 아니다"라는 판결을 했다. 결국 필수 의료분야는 건강보험 저수가 정책과 비급여 통제 정책 그리고 의료라는 행위의 특수성과 의료제도의 근본을 이해하지 못한 법원의 부적절한 판단이 결합하고 정책 당국자의 무사안일이 수십년 누적되어 발생한 문제다.2023년 후반기 전공의 모집 상황이 처참하다.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지원율이 극히 저조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교수들의 이직도 예년 보다 훨씬 많다. 수도권 대학병원도 분원설립이 늘어나자 지방 대학병원의 교수진들도 수도권으로의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께서 취임 후 각종 연설문에서 자유를 강조했다는 것은 너무 유명한 사실이다. 의료계에서 언급도 못하게 했던 원격의료도 비대면 진료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세상이 이렇게 많이 변했지 않은가?전국민 의료보험으로 시작된 요양기관 강제지정제가 의료 문제의 핵심이다.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대안들은 미봉책일 뿐이고 의대정원 증원을 하더라도 해결될 수 없는 일이다. 방법은 합의 비급여를 허용하거나,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의 경력을 획기적으로 인정하는 수가체계를 마련하거나 의료분쟁에 대한 법원의 법리만을 우선한 판단을 제한하는 등 각종 족쇄와 통제를 풀어 주어야 한다.맹장 수술을 배운지 30년이 넘었지만 약 20여년간 맹장 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는 필수의료를 전공하지 않으려는 전공의들의 생각과 같다.
2023-08-21 05:00:00오피니언

필수의료 심뇌혈관질환 치료, 의사 근무 병원 경계 없앤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필수의료 영역에 해당하는 심뇌혈관 질환 치료를 위해 근무 병원 상관없이 의사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른바 '심뇌혈관질환 인적네트워크'다.정부는 디지털 치료기기와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임시등재' 형태로 급여권에 들어오게 하고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작했다.보건복지부는 26일 오후 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심뇌혈관질환 인적네트워크 건강보험 시범사업, 디지털치료기기 및 인공지능 임시등재 방안을 보고했다.심뇌혈관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추진, 필수의료 인력에 초점 심뇌혈관질환 인적네트워크 건강보험 시범사업은 심뇌혈관 질환을 치료할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 병원에 있는 관련 인력을 묶어서 활용한다는 게 골자다. 복지부는 지난해 8월 공개한 응급심뇌혈관질환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과 병합해 '중증 응급 심뇌혈관질환 문제 해결형 진료협력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건정심을 통과한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목표 질환은 급성심근경색증(I21~I23), 뇌졸중(I60~I64), 대동맥박리(I71.0)다. 골든타임 안에 도달 가능한 범위 의료기관에 소속된 심뇌혈관질환 전문의 최소 7명 이상이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네트워크에는 심혈관중재의를 비롯해 응급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심장혈관외과 전문의가 참여해야 한다. 네트워크 구성원 중 책임자(PI)를 선정해 네트워크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부여한다.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지불방안(자료: 2023년 7월 복지부)수가는 사전에 일괄 보상하고 성과평가를 연계해 가치 기반 보상을 적용한다. 네트워크 구성 및 운영,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미리 100% 보상한 후 성과에 따라 추가 보상하는 식이다. 오로지 팀을 구성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며 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는 별도 보상이다.트워크팀당 사전에 1억9200만원을 지급한다. 이는 네트워크 운영 관리비, 의사 활동비, 비의사 전문인력 활동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복지부는 네트워크 책임자 인건비는 4600만~6600만원, 구성원 인건비는 2450만~3500만원을 기준으로 잡았다.이후 성과에 따라 사전 보상금액의 최대 약 40%까지 지급한다. 네트워크팀 활동 효과를 분석해 팀장 최대 8300만원의 추가 보상비가 차등 지급되는데 환자 수 대비 치료율, 골든타임 내 최종치료 환자 비율 등을 따진다. 복지부는 네트워크 구성안 및 운영계획서를 통해 네트워크팀 운영 실현 가능성,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최대 30팀까지 선정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30팀을 선정하면 총 82억원의 재정이 들어갈 것이라고 추계했다.복지부는 시범사업 지침을 만들고 청구시스템 개발, 참여기관 선정 공고 및 평가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관련 상세한 내용은 이달 말 '제2차 심뇌혈관질환 종합계획(2023-2027)'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디지털치료기기‧AI의료기기 급여 가이드라인 제정 임박복지부는 기술 발달로 새롭게 등장한 치료제 형태인 디지털 치료기기와 인공지능(AI) 의료기기 급여 방안도 공개했다.현재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평가를 거친 디지털 치료기기는 불면증 증상 개선 인지치료 소프트웨어인 에임메드의 솜즈(Somzz), 웰트의 웰트아이(Welt-I)다.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뇌경색 유형 판별을 통한 진단 보조, 좌심실 수축기능부전 진단보조 제품이 있다.'임시등재'라는 큰 틀 안에서 급여로 할지, 비급여로 할지에 대해서는 업체에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급여를 선택하면 환자 본인부담금이 90%이며 비급여일 때는 환자가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AI도 최대 현행 판독료 범위 안에서 보상하되 환자 본인부담 90%의 선별급여를 적용한다.디지털 치료기기 보상 방안(자료: 2023년 7월 복지부)수가는 의사행위료와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료로 이뤄진다. 의사행위료는 처방에 따른 관리 및 효과 평가를 보상하고 디지털 치료기기 종류과 관계 없이 의료진의 행위과 비슷한 점을 고려해 동일 수가로 설정될 예정이다.기기 사용료는 원가, 신청금액, 외국 사례 등을 참고해 위원회에서 결정하되, 개발업체는 가격 산출 근거를 꼭 내야 한다.인공지능 보상 방안은 조금 다르다. 의사가 판독 소견을 최종 결정할 때 보조적 수단임을 고려해 기존 수가에 추가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개별 제품의 소프트웨어 개발 요소 및 실제 임상에서 활용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슷한 범주별 분야를 구분해 같은 분야는 수가도 똑같이 적용하는 방식이다.인공지능 분야는 총 4개의 군으로 나눴다. ▲1군은 병리검사 ▲2군은 특수영상진단(MRI, CT, PET 등) ▲3군은 내시경, 초음파 ▲4군은 1~3군을 제외한 그 외의 분야로 구분하고 있다.비침습적이고 공급자 중심 사용으로 남용 및 환자부담 증가 우려가 있어 급여는 최소 수준으로 보상하고 비급여는 상한을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풍선효과를 차단할 예정이다.복지부는 다음 달까지 디지털치료기기 건강보험 적용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3분기 안에는 개별 제품의 수가 결정 및 건강보험 재정 영향 등을 포함해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개별 제품은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평가 제도를 처음 적용한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와  웰트아이, AI 의료기기 제이엘케이의 뇌경색 진단보조 소프트웨어다.
2023-07-26 16:59:00정책

지역병원 심뇌혈관 의사 헤쳐모여 '팀' 구성하면 2억+α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정부가 심뇌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병원과 상관없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응급실 뺑뺑이 현상 및 필수의료 인력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함인데, 보건복지부는 82억의 예산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심뇌혈관질환 인적네트워크 건강보험 시범사업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심뇌혈관 질환을 치료할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 병원에 있는 인력을 묶어서 활용하는 게 골자다. 건정심 전체회의라는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놓고 있다.자료사진. 복지부는 각 병원에 있는 의사들이 팀을 구성해 심뇌혈관 질환에 대응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복지부는 이미 지난해 8월 비슷한 성격의 응급심뇌혈관질환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중심으로 심뇌혈관질환 응급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 사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식이다. 네트워크당 최소 5억7000만원에서 최대 11억7000만원을 지원하며 연간 6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복지부는 해당 시범사업이 전국 단위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심뇌혈관질환 진료권은 최소 24개 권역이지만 권역센터 네트워크 사업은 전체 14개 센터이고 이 중 시범사업 참여 기관은 3~6개 정도라고 봤을 때 전국을 커버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응급실을 통해 입원치료를 받은 중증 심뇌혈관질환자 중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이용 비율은 17%에 그친다.이에 '인력'에 중점을 둔 시범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앞서 추진했던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과 함께 묶어 '중증 응급 심뇌혈관질환 문제 해결형 진료협력 사업'으로 이름을 바꿨다.실제 복지부가 심뇌혈관질환 전문학회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응급대응 지연 방지를 위한 '전문의' 네트워크 공식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모형 및 보상체계 개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복지부는 질병정책과는 "인프라 육성에 장기간 재정 투입이 필요하지만 중증 응급 문제는 시급한 해결이 필요해 치료 인력 사이 신속한 연계와 협력이 대안이다"라며 "치료 역량이 있는 전문의 결정이 빠르게 이뤄지면 응급 병상 확보와 응급의료센터 수용 거부 문제 완화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내용은?시범사업 목표 질환은 급성심근경색증(I21~I23), 뇌졸중(I60~I64), 대동맥박리(I71.0)다. 골든타임 안에 도달 가능한 범위 의료기관에 소속된 심뇌혈관질환 전문의 최소 7명 이상이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심혈관중재의, 응급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심장혈관외과 전문의여야 한다. 구성원 중 책임자(PI)를 선정해 네트워크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부여한다. 네트워크를 형성한 팀은 담당 진료권 넓이에 따라 지역형, 광역형, 전국형으로 나눠진다.심뇌혈관질환 인적네트워크 연계 방법 및 의뢰 절차(자료: 2023년 7월 보건복지부)네트워크를 형성한 팀은 응급의료-전문치료 연계, 전문치료 사이 연계를 담당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참여해 중증도 분류, 치료법 결정, 이송병원 등을 결정하는 서비스와 최종 치료 전문의만으로 구성해 진단 결과 및 실시간 병원 상황을 반영한 전원 가능 병원 결정 서비스를 해야 한다.  복지부는 네트워크 구성안 및 운영계획서를 통해 네트워크팀 운영 실현 가능성,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최대 30팀까지 선정할 예정이다. 신속 대응을 위한 업무절차, 협업 구조 및 역할 분담, 진료권역의 치료 역량 개선 가능성, 내부 정산 기준 등을 평가한다. 여러 병원에서 근무하는 인력이 뭉친 만큼 비용 분재 방식은 네트워크 안에서 결정해서 제시해야 한다.네트워크팀은 환자 정보 보안과 의뢰자와의 연결, 성과 기록 등을 위해 시범사업 주관기관에서 제공하는 스마트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 네트워크 팀 유지가 어려울 때는 시범사업 참여를 철회할 수 있다. 복지부는 핵심 팀원의 이직, 정산 불협화음, 적절한 역할 배분이 이뤄지지 않아 팀 운영이 어려워진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네트워크 운영비용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때도 철회할 수 있다.시범사업 투입 예산은 얼마?복지부는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면서 행위별수가제가 절대적인 현행 지불제도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람'에 중점을 둔 네트워크 시범사업에도 새로운 보상 방안을 도입했다. 사전에 일괄 보상하고 성과평가를 연계해 가치기반 보상을 하는 방법이다. 즉, 네트워크 구성 및 운영,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미리 100% 보상한 후 성과에 따라 추가 보상하는 식이다. 오로지 팀을 구성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며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는 별도 보상이다.인적 네트워크 기반 시범사업 지불방안(자료: 2023년 7월 복지부)보상 수준은 먼저 추진한 '응급 심뇌혈관질환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의 지불보상안을 준용했다. 네트워크팀당 사전에 1억9200만원을 지급한다. 이는 네트워크 운영 관리비, 의사 활동비, 비의사 전문인력 활동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복지부는 네트워크 책임자 인건비는  4600만~6600만원, 구성원 인건비는 2450만~3500만원을 기준으로 잡았다.이후 성과에 따라 사전 보상금액의 최대 약 40%까지 지급한다. 네트워크팀 활동 효과를 분석해 팀장 최대 8300만원의 추가 보상비가 차등 지급되는데 환자 수 대비 치료율, 골든타임 내 최종치료 환자 비율 등을 따진다.복지부는 전문학회가 내놓은 잠정치를 반영해 30팀 정도가 시범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뇌혈관 시술 및 수술 8개팀, 대동맥발리수술 전국 1개팀(광역형 3개팀), 서울권 6개팀, 권역센터가 부재한 진료권 10개팀 정도다. 이에 따라 재정은 82억원이 들어갈 것이라는 추계를 내놨다.복지부는 "중증 응급 내원 당일에 전원 횟수를 한 번 줄이면 연간 60억원 절감 효과가 있다"라며 "응급 전원 환자를 포함해 약 12만명의 환자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예측하며 "최종 치료가 가능한 응급병상을 빠르게 회전시켜 응급의료대응의 출구전략으로써 작동시키고 심뇌혈관질환 자원 최적 활용으로 치료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모형이 건정심을 통과하면 세부지침을 만들고 선정 및 평가를 거쳐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07-24 05:10:00정책

환자단체, 의료인 형사처벌 면제 유감 "입증책임 선행돼야"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시민단체에 이어 환자단체가 필수의료 대책에 포함된 의료인 형사처벌 면제 법제화 추진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인 형사처벌 면제 특례 추진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사진은 복지부 조규홍 장관의 필수의료 대책 발표 모습. 한국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필수의료 지원 대책 내용으로 의료인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례법 제정이 예시로 언급된 것과 특례법 제정 논의를 추진하려는 정부와 국회 움직임에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앞서 보건복지부는 1월 31일 필수의료 지원 대책을 발표하면서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무과실 보상제도 관련 국가책임 강화 방안과 의료인 부담 완화 방안 예시로 의료인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례법 제정을 언급했다.환자단체는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 무과실 보상제도 관련 보상금액(상한 3천만원)과 국가부담비율(국가 70%) 확대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국가 부담비율 강화에 공감했다.다만, 의료인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례법 추진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환자단체는 "의료인이 고의가 아닌 실수로 환자가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의료인이 충분히 설명하고, 사과와 유감, 공감 등 애도 표시를 하고 동일 또는 유사한 의료사고 예방을 약속, 적정한 피해배상을 신속하게 한다면 상당 수 의료사고 피해자나 유족은 의료인을 용서하고 상황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의료사고 현장에는 충분한 설명도, 애도 표시도, 예방을 위한 환자안전사고 보고도, 적정 피해보상도 거의 없거나 드문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근본적 해법은 의료인이 의료과실이 없거나 의료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입증책임 전환 입법화"라고 주장했다.환자단체는 "의료법에는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진이 의무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없고, 의료분쟁조정법에는 의료사고 피해자나 유족이 아닌 의료진이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내용도 없다"며 "국회에 법안이 발의되면 의사협회 등 의료단체 반대로 지금까지 국회를 통과한 적이 없다. 이것이 의료사고 관련 국회의 입법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와 국회는 의료인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례법 제정 논의가 아닌 의료인 의료사고 설명의무법, 의료사고 입증책임 전환법 등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의 울분을 풀어주고, 입증 부담을 완화하는 입법 조치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2-02 10:50:25병·의원

전공의가 본 필수의료 "이미 붕괴…지원율 더 추락할 것"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전공의들이 피교육자 입장에서 느낀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을 지적하며 수가 현실화와 의료전달체계 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4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피교육자 입장에서 느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와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을 하나하나 짚었다.우선 대전협은 최근 과로로 인한 의료진 사망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한 상황을 짚었다. 대전협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죽음을 특정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상황을 경계하면서도, 최근 과로로 사망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 전담의 송주한 교수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대한전공의협의회 필수의료 붕괴 위기 대책 촉구 기자회견 현장■심화한 상급병원 쏠림현상…PA제도로 기형적 구조 악화대전협은 최근 몇 년 새 10~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수십 배 많은 환자들이 수련·종합병원으로 몰아닥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그 이유를 지적하기보다는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거대병원으로 탈바꿈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지난 2017~2020년 90일 이상 장기처방은 2017년 1409만 건, 2018년 1596만 건, 2019년 1823만 건, 2020년 2061만 건으로 매년 증가세다.특히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서의 90일 이상 장기처방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직행해 자주 방문하기 어려워 생기는 현상이라는 판단이다.대형병원의 3분 진료 관행도 악화하고 있다. 실제 서울대병원 전체 외래환자 114만 명중 45%인 51만 명이 평균 3분대 진료를 보고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공의가 예전처럼 교육 받을 시간이 줄었고 몰려드는 환자를 소화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대전협은 환자들의 수요가 전공의 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많은 병원이 PA제도를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직역을 추가하며 의료 현장의 기형적인 구조가 심화했다는 진단이다.■전공의가 바라보는 내·외·산·소 문제는?대전협은 전공의들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진료과에 지원하지 않게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봤다. 이로 인해 각 진료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개별적으로 짚기도 했는데 우선 산부인과의 경우 대도시가 아니라면 분만이 가능한 산과 의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과실이 없는 불가항력적인 분만 사고라고 해도 의사가 보상금액의 30%를 의무 지급토록 하는 의료분쟁 특례법이 있기 때문이다.이 밖에도 전공의들이 산부인과에 지원하기엔 많은 문제가 산적해 다른 과를 찾는 실정이며 산부인과 전공 지원율은 3년 연속 정원의 75%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이 같은 문제에 저출산 기조가 더해지다 보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소청과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검사와 처치는 한정적이고 비급여 항목도 거의 없어 수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다.저출산으로 환자 수가 더욱 감소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지면서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이에 소청과 지원율은 2019년 88%에서 올해 23%로 추락했다.외과 계열 역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해 개원하거나 요양병원·한방병원에 취업하는 형국이다. 지원율 역시 일반외과의 경우 3년 전 70%의 지원율에서 올해 62%에 감소했다. 흉부외과는 특히 심각한데 지난 10년간 240여 명의 전문의 배출하는데 그쳤다. 여기서 선천성 심장병 수술이 가능한 소아 흉부외과의사는 전국에 20여 명으로 더 적다.내과의 상황은 그나마 낫지만 절반 수가 개원가로 유출되고 있으며 개원이 어려운 경우 건강검진센터에 들어가 위·대장 내시경만 하게 된다.특히 위·대장 내시경은 4~6만 원의 수가에 그쳐 관련 장비를 세척하는데 책정된 비용이 없다. 술기 중 불가피하게 생기는 합병증으로 소송이 걸리기는 경우도 다반사다.이 같은 문제의 대안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이 마련됐지만, 정부 지원은 전문의 인건비의 47%에 불과해 병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는 게 대전협의 설명이다.여 회장은 이중에서도 특히 소청과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 한 번 지원율이 떨어지면 메꾸기 어려운 전공의 특성상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여 회장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소청과다. 전공의가 없지만 병원 입장에선 소청과를 운영해야 하니 교수들이 당직을 서는 실정이다"라며 "위에 연차가 없으면 그 일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래 연차가 지원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전공의 지원율은 한번 구멍이 나면 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겉도는 필수의료 살리기…"전폭적으로 지원해야"대전협은 부족한 정부 지원으로 의료 공급체계에 구멍이 생기고 있으며 의료진의 과로로 사망하고 있는 것이 그 결과라고 꼬집었다. 특히 기피과 문제가 심화하고 있으며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바이탈과 지원율이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병원들이 이 같은 문제를 회피하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했다.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저수가로 의사 인력을 고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PA를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는 것.대전협은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전공의가 바라보는 근본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전체 인력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필수의료분야 확대와 근무 환경 및 일자리 확충이 답이 돼야 함에도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와 관련 대전협 여한솔 회장은 "전공의들은 바보가 아니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를 하고 싶어도 맞닥뜨린 현실이 참혹하기 그지없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이다"라며 "그들처럼 갈리기 전에 현명하게 다른 과를 하거나 본연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탈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런 기형적인 의료시스템은 소아심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흉부외과 의사들을 하지정맥 클리닉으로, 뇌출혈을 치료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들을 척추통증클리닉으로, 칼을 잡아야 할 외과 의사들을 요양·한방병원으로 내몰았다"며 "또 십 수 년이 넘는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이들을 미용클리닉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고 말했다.바이탈이 아닌 진료과를 선택하는 것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각 분야 전문의보다 미용만 하는 일반의가 더 편하게 많은 수익을 내는 세상을 설계한 이들이 비난 받아야 한다는 비판이다.대전협은 대부분의 분야를 민간에 맡기고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전공의들이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짚었다.■무너진 의료전달체계…지역 간 의료격차 해법은?의료전달체계 확립을 해법으로 꼽기도 했다. 모든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린 상황을 보면 지난 정부의 의료정책을 그대로 이어가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통이 더욱 편리해지고 무조건 큰 병원을 선호하는 풍조가 자리하면서 악화하는 문제기도 하다.대전협은 1·2차 병·의원에서 경증과 만성환자를 중심으로 관리하고, 3차 병원은 응급환자나 중환자를 위주로 치료하는 것이 국민의 의료접근성을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1차 의료기관에서 기본적인 진료를 받은 뒤에 100~300병상 병원으로, 그 다음 중증종합병원 순으로 단계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허들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의료이용에 대한 안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여 회장은 "그간 대한민국 의료정책은 풍부한 의료인적 자원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수가로 필수의료를 홀대했다"며 "결국 미용과 성형 등 비급여 진료가 난무하는 왜곡된 의료시장이 형성됐는데 이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해결하는 단추"라고 강조했다.지역 간의 의료격차 문제도 조명했다. 특히 암 환자의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진료를 받은 비율이 60.7%다. 하지만 이는 서울을 제외할 경우 53.9%로 감소하며 지역별로 보면 세종 21.0%, 경북 28.2%, 충남 37.3%, 충북 42.1%, 광주 46.2%, 경남 48.5%로 떨어진다.암 환자의 수도권 의료기관 집중현상은 의료비 외에도 기타 비용과 시간의 소비를 초래해 지역의료 발전의 불균형 현상을 악화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이를 완화하기 위해  환자요인, 진료요인, 접근성 등 기타요인에 대한 포괄적 분석과 이에 맞는 정책적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는 것.또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지방에 인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환자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도록 한 기형적인 시스템에 있다고 봤다. 하지만 아무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고, 언론과 정치권이 의사를 문제로 지목하거나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상황을 지적했다.여 회장은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아끼지 말고 국민의 생사를 책임질 수 있는 의료현장에 아낌없이 지원해 달라고 간청한다"며 "필수 과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대우와 처우의 개선을 해달라"고 호소했다.이어 "의료계는 항상 돈 문제, 의료전달체계 문제만 되뇐다고 핀잔을 들었던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것이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에 이를 개선해 달라고 다시 한 번 간곡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부족한 수련·대학병원 전문의…열악한 근무환경도 문제대전협 강민구 부회장은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했다. 우선 단기적으로 수련병원, 대학병원 내 전문의 채용을 위한 수가 및 예산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교수 입원전담전문의, 촉탁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전공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고 짚었다. 주요 선진국은 공적 재원을 활용해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급하는데 반해 국내 의료비 지출 비중은 GDP 대비 8% 내외로 낮은 수준이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36시간 연속 근무 시 24시간 이후 추가 12시간에 대해선 당직으로 인정해 관련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당 88시간 가까이 일하는 의료진에 대한 급여 및 수당 개선도 필요하다고 봤다.강 부회장은 "책임 있는 정부와 정치권이라면 젊은 의사들의 고충과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다시 한 번 재고하고 적절한 수준의 근무 강도와 보상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갖춘 대한민국에서 이런 현실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 정원 확대?…"동료의 죽음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강 부회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으로 의대 정원 확대 주장이 나오는 것을 작심비판하기도 했다.강 부회장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의료진 사망은 이미 한계 노동을 하고 있는 필수의료의 단면을 보여준다. 양식이 있는 보건의료인이라면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난다고 뇌혈관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연관성이 부족하다. 시스템적으로 발생한 문제를 특정 직역의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이어 "의사는 모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신이 아니다 특히 뇌출혈같이 분초를 다투는 질환은 수술한다고 모두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번 사고는 오히려 뇌혈관외과 전문의를 보호하고 후학양성을 도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대전협은 필수의료의 중요성을 논하는 데 있어 취약성과 필요성의 관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무가 과중하고 치료과정에서 소송이 자주 발생하며 생명에 보다 직접적으로 연관된 진료과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강 부회장은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원한다면 투자가 불가피하다. 현재 의료진의 노동 강도가 너무 가능한데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사명감으로 의료를 지탱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젠 보상이 필요하다. 여러 영역을 선진국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은 수가를 신설하는 등 세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08-04 18:34:15병·의원

말 많은 외래 축소 시범사업 서울대·삼성서울 등 14곳 '선정'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대형병원 외래 감축을 위한 시범사업에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14개 대학병원 선정이 유력하다.선정된 병원들은 기대감보다 우려감을 표하며 내년도 시행 예정인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어 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난관이 예상된다.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7월 29일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심의를 통과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14곳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개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대형병원 외래 축소를 위한 중증진료 강화 시범사업에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14곳이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6월말 마감된 복지부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에는 상급종합병원 16곳과 종합병원 1곳 등 17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하고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3곳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복지부는 7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역 회의실에서 의료단체와 시민환자단체, 전문가, 건보공단 및 심평원 등으로 구성된 시범사업 협의체를 통해 병원 17곳의 제출 자료를 비공개로 심의했다.참석자들에게 보안 각서를 받아 회의 결과와 병원 명단 유출 금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병원 3곳을 제외하고 신청서를 제출한 병원 대부분을 사실상 선정한 셈이다.■보상금액 연간 최소 3000억 예측, 윤정부 긴축 재정 시범사업 지속성 '의문'선정된 병원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경증환자와 중증환자와 무관하게 외래 환자 내원일수를 매년 5%씩 3년 간 최소 15% 이상 감축해야 한다.세부 성과평가 지표인 ▲입원환자 전문진료질병군 비율 ▲중증질환 취약분야 진료 강화 및 연구 활성화 계획 달성 여부 ▲외래 내원일수 감축률 ▲100병상 당 진료협력센터 전담인력 수 ▲협력기관 의료이용 평가 ▲진료정보 공유성과 ▲의료 질 지표 ▲환자보고결과지표 ▲외래환자 경험평가 등은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한다.복지부와 심평원은 외래 축소 비공개  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보안 각서와 병원 명단 유출에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병원별 평균 외래 내원일당 진료비와 감소된 외래 내원일수를 산출해 보상하고, 비급여 진료비 손실액을 더해 연간 인센티브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외래 규모별 차이는 있지만 병원별 연간 200억원~300억원의 보상금액이 예상된다. 이를 선정된 14곳 병원으로 환산하면, 연간 2800억원에서 42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유추된다.병원계는 윤정부 기재부에 이어 감사원까지 건강보험 긴축 재정을 요구한 상황에서 최소 3000억원의 지출이 가능할지 우려하는 모습이다.■선정된 병원들 시범사업 참여 여부 고심 "내부 논의 거쳐 결정"여기에 외래 감축에 따른 환자 민원과 진료과별 의료진 설득도 고민되는 대목이다.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보직자는 "안 됐으면 했는데 시범사업에 선정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병원들의 중도 포기 등을 의식해 신청서 제출 병원 다수를 사업 대상에 올린 것 같다"면서 "실효성이 없는 외래 감축 시범사업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경영진이 최종 참여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다른 대학병원 경영진은 "미비한 보상금액과 시범사업 지속성 여부 등 문제점이 수두룩하다. 경증 중심 진료과 의료진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다른 병원들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부 논의를 거쳐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시범사업에 선정된 14곳 병원 중 내년도 시행에 최종적으로 몇 곳이 참여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2022-08-01 12:03:35병·의원
초점

빅3 병원 불참에 병원계 충격 "사업 선정되더라도 중도 포기"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대형병원 외래 축소를 위한 정부의 시범사업에 빅5 병원 절반 이상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병원계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시범사업 신청서를 제출한 상급종합병원조차 사업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어 이달 말 선정 결과 발표와 상관없이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상급종합병원 내부에서는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신청 여부와 무관하게 보건복지부가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증진료 강화 시범사업에 빅5 중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앞서 복지부와 심평원이 6월 30일 마감한 해당 시범사업에 상급종합병원 16곳과 종합병원 1곳 등 총 17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복지부는 신청 병원 명단 공개를 함구하고 있으나,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한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3곳이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의료계 관심은 대형병원 3곳의 불참 이유이다.결론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다.상급종합병원은 시범사업의 타당성 검증을 위해 자체 시뮬레이션을 수차례 시행했다.복지부는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 무관하게 외래 내원일수를 매년 5%, 3년간 15% 감축을 평가기준으로 제시했다. 첫 제시한 3년간 30% 감축보다 완화된 기준이다.■세브란스·서울아산·서울성모, 신청서 미제출…서울대·삼성서울, 정치적 이유 '신청'병원별 평균 외래 내원일당 진료비와 감소된 외래 내원일수를 산출한 요양급여 비용 그리고 비급여 진료비 손실액까지 보상한다는 입장이다.복지부가 보상금액 예시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외래감축 15% 성과를 보인 A 병원은 보험자 부담금+본인부담금을 합친 520억원에 비급여 진료비 64억원을 합친 584억원의 인센티브를 받는다.인센티브를 한 꺼풀 벗겨보면, 외래 환자 진료비 감축분 11%에 해당하는 비용을 비급여 진료비로 책정한 셈이다.복지부는 7월 말 신청서를 제출한 병원 17곳 심의를 거쳐 시범사업 최종 병원을 선정할 예정이다.병원 입장에서 외래 환자의 검사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급여 진료비를 당근책으로 제시한 것 자체가 실효성이 떨어진다.어차피 발생할 비급여 진료비를 조금 더 얹혀 보상하겠다는 얄팍한 전략이라는 지적이다.서울성모병원 보직교수는 "복지부가 제시한 평가기준과 보상기준을 토대로 수차례 시뮬레이션 결과를 도출했고, 교수들과 토의를 했다. 아무리 돌려봐도 실익이 없었다. 정부 정책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신청서 제출 이유에 말을 아끼고 있지만, 병원장 인선과 삼성 문제 등 정치적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외래 감축에 따른 교직원 감소 문제도 일조했다.일일 외래 환자 수가 5천명에서 1만명을 넘는 이들 대학병원에서 연간 5% 환자 축소는 의료 인력과 행정 인력 슬림화를 의미한다.■외래 축소, 임상교수 감원 불가피 "세브·아산, 분원 의료진 확보 위해 불참"문제는 개원을 준비 중인 분원에 투입할 임상 교수와 간호사 채용, 행정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세브란스병원은 송도에, 서울아산병원은 청라에 이미 분원 설립을 확정지은 상태로 의료진 확보가 필수이다.외래 감축 시 진료 교수와 간호사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분원 준비 과정에 차질일 발생할 수 있다.연세의료원 보직자가 "당장 내년에 중입자 암치료센터 오픈과 송도병원 개원 준비을 위해 많은 임상교수를 채용해야 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해 외래 환자를 줄이면 현실적으로 교원 채용이 어렵다"고 말한 이유이다.상급병원 병원장들은 외래 축소 강제화 정책보다 의료전달체계 및 수가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의 미신청 핵심은 시범사업의 지속 가능성이다.앞서 언급한 어려움을 감수하고 사업에 선정되어 참여할 경우 통상적인 3년의 시범사업 이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복지부가 3년 이후 시범사업 중단을 선언하면 뒷감당은 온전히 병원 몫이다.신청서를 제출한 상급종합병원들이 불안해하는 주된 이유이다.익명을 요구한 지역 상급종합병원 보직자는 "빅5 병원 중 3곳이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실익이 없다"면서 "복지부에 찍히면 안 된다는 경영진 판단에 마감 직전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서울권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시뮬레이션 결과는 불참이었으나 빅5 병원이 모두 낼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며 "빅5 병원 중 절반 이상이 불참한 이유가 있다. 최종 지정되더라도 참여를 반납하거나 사업 도중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눈치 보며 신청서 제출한 병원들 초긴장 "복지부, 상종 목줄 쥐고 강행"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하고 신청서를 제출한 15곳 병원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시범사업 평가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경증 중심 진료과와 임상 교수의 외래 진료 축소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증 질환 진료과와 임상 교수도 예외가 아니다.영남 지역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시범사업에 최종 선정되더라도 기준 충족을 위해 진료과와 교수 협조가 필요하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른 논의 과정에서 환자들의 민원은 차지하더라도 외래 축소에 따른 교수진 반발을 가장 염려했다"면서 "빅 5 병원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지금으로선 난감하다. 설득은 해보겠지만 안 되면 중도 포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환자쏠림 해소의 본말이 전도됐다.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상급종합병원 외래와 입원 수가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다가온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빌미로 대학병원 목줄을 쥐고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정책을 언제까지 지속할 셈인가"라고 반문했다.복지부는 7월 20일 전후 평가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한 병원 17곳 중 시범사업 참여 병원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보상금액 개선 등 보완대책 없이 시범사업을 강행할 경우, 내년도 시행에 앞서 참여를 자진 반납하는 병원이 속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국립대병원 병원장은 "국립대병원 중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병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지역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외래를 축소하라는 것은 무리한 정책"이라며 "복지부가 약속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나 몰라라 하면서, 속빈 보상방안을 던져놓고 병원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2022-07-11 05:30:00병·의원
초점

외래 감축 시범사업 17곳 쇄도했지만…빅5 중 3곳은 빠졌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대형병원 환자쏠림 해소를 위한 중증질환 강화 시범사업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17곳이 신청했다.하지만 외래환자 축소 성과에 따른 보상방안과 시범사업 지속 가능성을 이유로 빅5병원 중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대형 대학병원 다수가 신청을 포기해 자칫 정책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6월 30일 마감한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에 상급종합병원 16곳과 종합병원 1곳 등 총 17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대형병원 환자쏠림 해소를 위한 복지부 중증질환 강화 시범사업에 상종과 종병 17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복지부와 심평원은 이달 중순 심사위원회 구성해 시범사업 참여 병원을 최종 선정하는 점을 감안해 신청 병원 명단 공개를 유보했다.당초 부정적 입장을 보인 병원들이 시범사업 문을 두드린 이유는 무엇일까.우선, 시범사업 평가기준 완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시각이다.복지부는 지난 4월 설명회에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경증과 중증 포함 외래 내원일수 3년간 최대 30%(5%, 10%, 15%)에서 3년간 최소 15%(5%, 5%, 5%) 감축으로 평가기준 문턱을 낮췄다.다만,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준용해 입원환자 전문진료질병군 30% 이상일 경우로 제한했다.■중증 시범사업 기준 완화와 경쟁의식, 신청 병원 증가 '일조'세부 성과평가 지표는 ▲입원환자 전문진료질병군 비율 ▲중증질환 취약분야 진료 강화 및 연구 활성화 계획 달성 여부 ▲외래 내원일수 감축률 ▲100병상 당 진료협력센터 전담인력 수 ▲협력기관 의료이용 평가 ▲진료정보 공유성과 ▲의료 질 지표 ▲환자보고결과지표 ▲외래환자 경험평가 등이다.평가기준 완화 소식에 각 상급종합병원은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연간 5% 외래 환자 감축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또 다른 이유는 복지부의 당근책.줄어든 외래 진료실적 관련, 병원별 평균 외래 내원일당 진료비와 감소된 외래 내원일수를 산출해 비급여 진료비 손실액까지 연간 보상금액을 지급한다.복지부가 지난해 건정심에서 예시로 제시한 상급병원 외래 감축에 따른 보상금액.복지부가 예시로 제시한 자료에 입각하면, 외래 감축 15%를 달성한 A 병원의 경우 보험자 부담금(354억원)과 본인부담금(166억원) 그리고 비급여 진료비(64억원)를 포함해 584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즉, 외래 환자 진료비에 비급여 진료비를 더한 보상금액이다.병원별 눈치작전도 일조했다는 후문이다.병원계 내부에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빅5' 병원의 리그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평가 기준 완화 이후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대형병원 간 경쟁과 함께 보건의료 정책 흐름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 이유이다.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6월 21일 현재, 시범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한 병원은 없으나 문의는 계속되고 있다. 한 곳만 신청을 하더라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사실상 읍소하기도 했다.병원들은 고심하다 6월 30일 마감일에 임박해 접수했다는 후문이다.■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미접수 "타당성 검토 결과, 무모한 도전"흥미로운 부분은 '빅5' 병원 중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이 참여를 거부했다는 점이다.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 참여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무모한 도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대형병원 리그로 점쳐진 시범사업에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연세의료원 한 보직자는 "많은 고민 끝에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에 신청을 안 했다. 당장 내년에 중입자 암치료센터 오픈과 송도병원 개원 준비에 많은 임상교수를 채용해야 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해 외래 환자를 줄이면 현실적으로 교원 채용이 어렵다"며 불참 이유를 전했다.신청한 병원들이 넘어야 산이 많다.당장, 17곳 병원 중 절반 이상 시범사업 지정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앞서 복지부가 예시로 들은 A 병원의 보상금이 500억원을 넘는 만큼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감안해 시범사업 지정 병원은 5~7곳 내외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A 대학병원 경영진은 "병원 중 일부는 일단 신청해놓고 보자는 식의 생각도 있는 것 같다. 보상금을 챙기고, 외래 감축 성과를 못 내도 돌려주면 그만 아니냐는 계산도 있다"고 귀띔했다.시범사업에 지정되더라도 병원 내 진료과 간 합의 도출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복지부는 경증질환과 중증질환 상관없이 외래환자 감축 시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경증 중심 가정의학과 등과 갈등 예상…복지부 "심의위원회 통해 추후 선정"하지만 경증질환 중심의 일부 진료과 외래 축소가 불가피하다.국립대병원 보직자는 "경영진이 신청 마감일까지 고민해 신청한 것으로 안다. 신청에서 탈락하면 망신이고, 설사 지정되더라도 부담이 된다"면서 "중증질환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정의학과와 피부과 등이 외래 감축 우선 대상이 될 수 있다. 중증질환이라도 우선순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의료계 일각에서는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강행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범사업 정책 모식도. 기대보다 우려가 큰 시범사업을 강행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익명을 요구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외래를 줄이는 것은 병원 성장을 제한하는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 의료진 모두 외래환자가 많아 힘들다고 하는 상황에서 시범사업에 지정되면 더 이상 환자를 많이 안 봐도 된다는 사고가 병원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시범사업이 지속 유지될지 의문이다. 3년 후 사업이 종료되면 그때 다시 외래환자를 늘리긴 어려울 것이다. 신청하지 않은 게 현명한 판단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예상보다 많은 신청에 고무된 상황이다.보험급여과 공무원은 "병원 17곳이 신청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직 몇 곳을 지정할지 말하기 힘들다. 시범사업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뒤 7월 20일 전후 대면회의를 통해 재정 상황과 병원별 사업계획을 면밀히 검토해 추후 선정할 예정"이라며 "내년도 시범사업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2022-07-02 05:30:00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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